#일상묵상
신비에 열린 일상
창문을 엽니다. 새 아침과 함께 선물로 주어지는 새 생명을 호흡합니다. 가슴으로 큰 숨을 들이키며 긴 밤을 달려와 오늘 내게 주어진 이 생명, 이 은혜를 온 몸으로 받습니다. 매일이 은혜이고 매일 눈뜸이 신비의 향연입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고 당연한 아침이라고 생각하면 그만일 것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호들갑을 떨며 창문을 열고 가슴을 여는 것은 신비에 열린 일상을 살기 위한 작은 몸부림입니다. 신비는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인간을 위해 그 유일한 십자가가 이 땅 위에 섰을 때 신비는 일상에 깃들어 만질 수 있고 호흡할 수 있는 것이 되었습니다. 일상은 충만한 신비로 가득합니다. 기도는 일상으로 신비를 초청하는 행위입니다. 기도를 하면서도 신비에 무심하고 오히려 저항할 때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그 어떤 새로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믿음으로 신비를 향해 온 존재를 열어젖힐 때 비로소 참 기도가 됩니다. 그리고 참 기도가 일상이 되어야 신비에 열린 일상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속도가 존재를 압도하는 세상 속에서 일상에 깃든 신비를 발견하려면 눈과 귀를 모아야 합니다. 광대한 창조의 신비에 눈뜨고, 아이들의 눈 속에 깃든 무한한 사랑의 신비에 눈뜨며, 일생에 걸친 섭리의 손길을 느끼고, 온 세상을 이끌어가는 거대하고 위대한 이야기의 신비에 눈뜨는 그런 삶이기를 원합니다. 도시의 소음 속에서 영원한 아버지의 세미한 음성을 듣고, 날카로운 목소리들 속에서도 사랑의 속삭임을 듣는 그런 삶이기를 원합니다. 매일의 일상은 신비로 가득한 여정입니다. 일상 속에 깃든 신비, 그 선물을 열어보는 설레임으로 살아가는 매일이길 원합니다. (2014년 6월 18일/ 정한신)
“하나님은 측량할 수 없는 신비스러운 일과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기적을 행하신다.”
(욥기 9:10/현대인의 성경)
· 더 깊은 묵상을 위하여_ 마이클 프로스트, 일상 하나님의 신비, IVP,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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