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영성, 보냄 받은 공동체 이야기

#일상기도 _ 일상 속에서 예수님을 따르기 위한 기도

주님, 일상 속에서 겸손히 주님을 따르고, 주님께서 행하신 대로 살아가는 일이 주님께 드리는 예배임을 고백합니다.


주님, 우리가 더 이상 우리 자신을 위해 살지 않고, 주님께서 하신 것처럼 사람들과 이웃들을 위해 우리 자신을 주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님, 자신을 드려 생명과 평화를 우리에게 주신 당신을 따라 우리도 오직 생명을 보듬고 평화를 가져오는 일에 우리 자신을 드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님, 돈이든 시간이든 우리가 가진 것들로 섬기고, 일터와 사회 속에서 우리에게 맡겨진 책임을 소명으로 여기며 지혜롭게 행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님, 절망과 좌절 가운데 눈물 흘리는 이들과 함께하시고 새로운 소망의 길을 열어주신 당신을 따라 우리도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고통 속에서 한숨 짓는 이웃들을 위해 기도하며 함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무엇보다 주님, 주님을 믿는다고 하면서도 그 고백대로 살지 못하고
사랑하고 섬기는 주님의 길을 따르지 못한 우리를 용서하여 주소서. 


매일의 일상 속에서 주님을 온전히 따르는 삶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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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도 _ 일상 속에서 소명을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1-5 - 소명의 사람으로 일상을 살기 위한 기도

우리를 부르시고 세상 가운데 보내시는 하나님, 우리를 자녀로, 친구로, 교회로, 예배자로, 일상의 선교사로, 돈과 시간과 은사의 청지기로, 하나님 나라의 일꾼으로, 그 나라의 군사로 불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삼위 하나님,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하게 행하기를 원합니다. 일터와 가정과 세상 속에서 주님께서 우리와 늘 함께하시겠다는 그 약속을 믿고 성령충만함 가운데 소명을 따라 살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정한신, 일과 기도 : 일터와 직장을 생각하며 드리는 일상기도, IVF 일상생활사역연구소, 2014, 5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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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도 _ 일상 속에서 소명을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1-4 - 보냄받은 자리에서 사람들을 섬기고 사랑하는 소명을 위한 기도

우리를 사랑하시고, 이 세상에 보내신 사람들을 사랑하시는 아버지 하나님, 우리를 사람들에게 보내주신 것을 생각합니다. 우리의 일생 동안 사람들 안에서 살면서 사랑하고 섬기는 일이 또한 소명인 것을 고백합니다. 인생의 여정 가운데 짧든지, 길든지 함께 알아가고 만나는 이들에게 당신의 사랑과 복음을 나누고, 당신이 우리에게 그러했듯이 이 사람들을 참 인격으로 대하고 성실함과 섬김으로 만나갈 수 있도록 우리를 매일매일 붙들어 주시옵소서. 당신의 형상을 따라 지음 받고 당신의 사랑하심을 입었기에 그 존재 자체로 존엄한 사람들이 마치 기계의 부품이나 소모품처럼 취급되는 세상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을 사랑하셔서 십자가를 지신 당신의 그 사랑을 품고 전지구보다도 소중한 한 사람을 일상 속에서 사랑하고 그 존엄성을 회복하는 일을 위해 우리의 전인이 사용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가정에서, 일터에서, 사회의 곳곳에서 우리가 만나고 관계를 맺고 있는 이들에게 사랑과 섬김으로 행할 수 있도록, 사람이 사람답게 대우받지 못하는 부조리한 현실을 바꿔갈 수 있도록 우리를 구비하여 주시고 우리와 함께 행하여 주소서. 오늘도 사람들 속에서 당신의 얼굴을 만납니다. 당신을 만나고 당신을 대하듯 사람들을 만나가렵니다. 보냄받은 삶으로 인해 감사합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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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도‬ _ 일상 속에서 소명을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1-3 _ 직업적 소명을 위한 기도


만물의 주인이신 하나님, 우리를 부르신 것이 주일 아침 예배당 안에서의 시간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 존재와 모든 일상적 삶을 향한 당신의 소환인 것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생동안 우리가 행하는 모든 직업과 사회적 활동들이 당신의 나라를 일구어가고 당신이 맡기신 창조 사역을 감당하는 소명인 것을 또한 고백합니다. 그러므로 늦은 시간 수업을 준비하는 책상머리도 소명의 자리이고, 고독한 연습의 자리도 소명의 자리이며, 새벽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공장으로 향하는 걸음도 소명의 자리임을 고백합니다.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주께 하듯 하는 그 자리가 소명의 자리이기에, 가장 풍부한 커피향을 내기 위해 노력하고 테이블을 닦으며 하루를 준비하는 카페도 소명의 자리임을 고백합니다. 식구들을 위해 새벽 같이 일어나 밥을 하는 일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설거지와 청소를 하는 일도, 새벽에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하루종일 아이를 돌보는 일도 소명의 자리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당신께 영광 돌리기 위한 일상적 삶이 소명의 자리이기에, 하루종일 기계음 속에서 작업하는 일터에서 정밀하게 제품을 만들어 내고 안전하게 점검하는 일도 소명으로 사는 일임을 고백합니다. 회사 내에서의 부조리한 관행을 깨뜨리기 위해 고민하고 행하는 일도 그래서 소명으로 사는 일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이처럼 당신이 우리의 맡기신 일들이 소명이기에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행하길 원합니다. 우리에게 지혜와 인내와 진실한 마음과 힘을 주시옵소서. 또한 하나님 우리가 소명의 자리에서 일할 때 당신이 우리에게 선물로 주신 은사들을 잘 발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독특하게 주신 은사들을 잘 사용할 수 있는 지혜도 주시며, 무엇보다 그로 인해 즐거움을 더해 주시고, 우리의 일을 통해 당신께 영광돌려드리는 기쁨으로 충만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하나님, 직장 생활 속에서 우리에게 맞지 않는 일을 하게 되는 경우도 있고, 우리의 은사나 재능과 상관 없이 행해야 할 때도 많습니다. 많은 경우에 먹고 살기 위해 일을 해야 하고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음을 고백합니다. 불안정한 직업과 업무와 인간 관계로 인한 스트레스가 우리의 생명력을 잠식하는 일도 많습니다. 하나님, 이런 상황 속에서 직업에 대한 소명과 선물로 주신 일에 대해 생각하고 일을 통해 당신께 예배드리는 일이 어떤 의미인지 자주 생각하게 됩니다. 하나님, 우리를 선한 길로 이끌어 주시고, 우리에게 새로운 상상력을 더하여 주시며, 당신 안에서 누리는 평안 가운데 우리의 일터와 직업을 회복해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당신과 함께 우리에게 주어진 이 과제를 잘 풀어갈 수 있도록 일터와 일터를 둘러싼 환경 속에서 우리와 동행하여 주소서. 


오늘도 부르심에 따라 직업의 공간으로 나아갑니다. 출근하는 시간부터 퇴근하는 그 시간까지 일터에서의 모든 일들을 당신께 맡겨드립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정한신, 일과 기도 : 일터와 직장을 생각하며 드리는 일상기도, IVF 일상생활사역연구소, 2014, 4-5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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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도‬ _ 일상 속에서 소명을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1-2 _ 우리를 부르시는 하나님을 알아가는 소명을 위한 기도

창조주요 구원자이신 당신을 더 깊이 사랑하고 알아가며 찬송하도록 우리를 불러주신 주님, 우리가 이 세상에서 무엇을 하고 어떤 처지에 있으며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든지 온전히 우리를 부르신 당신을 아는 이 소명을 굳게 붙들기를 원합니다. 우리를 부르시고 세상 가운데 보내시는 당신을 알고 당신과 깊이 교제하는 일상의 삶으로 우리를 이끌어 주소서. 당신을 아는 것이 우리 평생의 소명이고 이 소명의 자리에 온전히 있을 때에라야 우리의 생은 비로소 참 의미와 참 기쁨으로 충만하게 된다는 것을 고백합니다. 너무나도 많은 것들이 우리의 관심을 끌고 우리의 시선을 붙들지만, 또 너무나도 많은 정보가 우리를 압도하지만 온전히 당신을 알아가고 찬송하는 이 소명의 길에서 결코 벗어나지 않도록 우리를 이끌어 주시옵소서. 당신을 알아가고 기뻐하는 일이 우리의 첫번째 소명임을 마음에 새기고 이를 위해 우리의 생활을 당신 앞에 드릴 때 충만한 기쁨과 세상이 줄 수 없는 평안을 더하여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정한신, 일과 기도 : 일터와 직장을 생각하며 드리는 일상기도, IVF 일상생활사역연구소, 2014, 4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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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도 _ 일상 속에서 소명을 생각하며 드리는 기도 1-1


사랑하는 삼위 하나님, 우리를 부르시고 당신의 창조 세계를 맡겨주시며 당신의 뜻을 이 세상 가운데 이루어 가실 때 동반자로 삼아주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오늘도 당신의 부르심을 생각하며 일상을 살아가길 원합니다. 당신과 함께 그 부르심에 합당하게 살 수 있도록 일터와 가정에서 우리의 걸음을 이끌어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정한신, 일과 기도 : 일터와 직장을 생각하며 드리는 일상기도, IVF 일상생활사역연구소, 2014, 4면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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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도‬ _ 학업과 배움 가운데 성령충만을 구하며 드리는 기도

"지혜의 주 성령님, 우리를 일깨워 아버지 하나님을 알게 하시고, 예수 그리스도를 생각나게 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세상의 모든 사물과 지식이 창조주 하나님을 가리키고 역사의 흐름이 십자가를 지시고 부활하셨으며 다시 오실 그리스도와 그분의 나라를 향하여 있음을 고백합니다. 그래서 이 땅에 사는 우리는 당신이 주시는 지혜를 의지하여 당신의 세계를 탐구하고 당신의 생각을 상고하는 일로 부름받았음을 또한 고백합니다. 

주님, 이와 같은 거룩한 배움의 소명을 위해 기도합니다. 비단 신학 뿐만 아니라 우리가 배우고 익히는 학문과 기술과 지식들이 당신을 알아가고 당신의 나라를 일구어가며 당신이 보내주신 이웃들을 섬기는 일을 위해 사용됨을 고백하오니 성령님께서 함께해 주시고 지혜를 더해 주소서.

주 성령님, 특별히 학업과 배움 가운데 우리와 동행해 주소서. 무엇을 위해 배우고 익히는지를 늘 깨우쳐 주소서. 우리의 자랑과 탐욕을 위해 지식의 바벨탑을 쌓지 않게 하여 주소서. 배움의 본질을 흐리는 우리의 허세와 경쟁에 허덕이는 모습들을 비워내고 하나님 당신의 뜻과 지혜로, 그로부터 오는 겸손과 섬김으로 학업과 배움의 일상을 채워주소서.

주 성령님, 오늘도 학업의 현장으로 나아가고, 책상머리에 앉으며 연구실과 훈련소와 작업장으로 향하는 성도들과 동행하여 주소서. 새로운 생각과 아이디어를 주시고, 언제나 당신의 부르심을 잊지 않도록 하여 주소서. 성령충만이 우리의 일상이 되어 학업과 배움의 공간도 당신의 임재하심으로 거룩하고 새롭게 하여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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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과소명, 그리고 미션얼 라이프(Life as Mission)_

<"주께 하듯 하라", 갑을 위한, 을을 이용하기 위한 윤리인가?>

"종들아 모든 일에 육신의 상전들에게 순종하되 사람을 기쁘게 하는 자와 같이 눈가림만 하지 말고 오직 주를 두려워하여 성실한 마음으로 하라
무슨 일을 하든지 마음을 다하여 주께 하듯 하고 사람에게 하듯 하지 말라
이는 기업의 상을 주께 받을 줄 아나니 너희는 주 그리스도를 섬기느니라"(골로새서 3:22-24)

일터의 영성을 이야기할 때 많이 인용하게 되는 말씀이다. 이 말씀은 오늘날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터에서 어떤 자세를 가지고 일해야 할 것인지에 대하여 하나의 원칙을 제시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그것은 바로 "주께 하듯 하라"는 것이다.

일터에서 우리는 육신의 상전(고용인) 앞에서 눈가림만 하는 자세로 일할 수도 있고, 고용인이나 감독관이 없이도 우리의 진정한 보스인 주님 앞에서 일한다는 자세로 그야말로 "주께 하듯" 일할 수도 있다. 아무도 보지 않고, 감독하지 않아도 이렇게 "주께 하듯" 일하는 것은 먼저 일터가 하나님께서 부르시고 보내신 소명의 자리, 보냄받은 사역지라는 의식 속에서 가능하다. 말씀에서는 상전 앞에서 실적을 세우고 눈에 띠게 일함으로써 좋은 인사고가를 받고, 표창을 받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성실한 마음으로 일할 때 그 상을 주님으로부터 받는다고 했다. 우리는 주 그리스도를 섬기는 것이요, 주님이 진정한 상전이고 고용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말씀을 가만히 보면 노동자들이 자신의 일터에서 최선을 다하고 성실을 다하라는 윤리적 명령으로서 마치 고용인들을 위한 말씀인 것처럼 보인다.

"'을'에게 명한다. 눈가림하듯 일하지 않고 성실하게, 마치 주님께 하듯 일하라."

이것은 '갑'의 이익에 정확히 복무하는 것이고, 이렇게 성실히 일하는 그리스도인 성도들은 '갑'과 동료들에게 이용당하기 십상이다. 한번 성실히 일하는 것으로 사람들 사이에서 인식이 되면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일을 맡길 수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을 주어서 심지어 애매한 업무들을 떠안길 대상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일터에서 "주께 하듯" 행하는 것은 매우 바보스러운 일이고, 자신을 소모하는 일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말씀은 "주께 하듯"하라고 한다. 사실 우리가 보냄받은 일터에서 성도가 취할 자세로 이 외의 다른 어떤 것이 있을까? 일터를 소명의 자리로 여기는 성도가 눈가림하듯 일하거나 단지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만 일할 수는 없지 않은가? 오히려 "주께 하듯" 모든 일을 하는 것이 그저 착한 그리스도인으로 사는 것이 아닌 혁명적인 삶의 태도일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주께 하듯 하라"는 명령에 따라 행하는 것이 그저 현 체제에 순응하면서 소시민적인 삶에 만족하고 자기 일에 성실하기만 하면 된다는 직업윤리로 오해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를 일터로 보내시는 주님은 공의의 하나님이시고, 주님이 여신 하나님 나라는 우리로 하여금 끊임없이 우리가 서 있는 땅과 생활 영역들이 주님의 통치를 인정하도록 우리의 구체적인 행동을 촉구한다. 그래서 성도들은 "주께 하듯" 일하며 자신의 일터에서 불의에 맞서고 제도를 개선하며 사람들을 돌보고 작업 환경을 바꾸어 가는 일에 힘쓴다.

우리는 일터에서 살아내어야 한다. "주께 하듯 하라"라는 명령은 순종적이고 착한 그리스도인 노동자로 살라는 것이 아니다.
주께 하듯 일하며,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전해야 하리라.
왜?
우리는 주 그리스도를 섬기는 노동자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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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과 소명, 그리고 미션얼 라이프(Life as Mission)_

일상사역자, 일을 말하다 2.

<재미있는 일과 하기 싫은 일>

일터에서의 삶을 소명으로 인식하고 그 안에서 성령충만한 삶을 살아간다는 것이 늘 열정이 넘치고 활력이 넘치는 고양된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일하는 것은 대개 육체적인 피로와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더군다나 우리가 하는 일 중에서는 하기 싫고 귀찮은 일도 분명히 있다.

가르치는 일을 하는 내 경우에 강의와 강의 준비는 재미 있는 활동에 속한다. 물론 가르칠 내용이 흥미있고 재미있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반면에 학생들을 평가하고 성적 처리를 하는 일은 귀찮고 재미 없고 하기 싫은 일이다. 일터에는 분명 우리를 힘겹게 하는 일의 유형이 있다.

이런 일들 중에서 동료들과 나누어서 하거나 업무 분장을 통해 조정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된다. 하지만 그런 재미없는 일들, 하기 싫은 일들이 바로 나의 업무 중 일부이기 때문에 위임이나 분담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그 일을 감당해 내는 것이 필요하다.

보냄받은 일터는 분명 귀찮거나 하기 싫은 일이 비전과 공존하는 공간이다. 이 사실을 인지하고 수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귀찮지만 중요한 일들이 있을 수 있다. 하기 싫은 허드렛일들이 있을 수 있다. 어쩌면 우리가 즐거워하고 재미있어 하는 바로 그 일을 할 때보다 귀찮고 하기 싫은 바로 그 일을 하는 태도 가운데 영성이 드러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최근 몇 년간 일터에서 하고 있는 훈련이 있다. 하기 싫고 귀찮은 일이지만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이를 회피하지 않고 우선순위를 두고 먼저 행하는 것이다. 내 경우에는 학교행정에 관한 일과 모임 일정을 잡고 연락하는 일이 그러하다. 사람들을 챙기고 연락하는 일이 참 어려웠던 나는 이런 훈련을 통해서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여전히 일터에서 하기 싫은 일은 동료에게 미루는 경우가 많다. 결국 내가 하기 싫은 일을 동료에게 전가하는 것이다. 먼저 낮아지고 섬기신 예수의 본을 따라 행하기가 쉽지 않다. 귀찮은 허드렛일을 늘 솔선하는 이들을 보면 부끄러워진다. 그런 섬김이 습관이 되어 있는 사람들이다. 참된 영성은 말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붙은 습관으로 드러나고 진정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보냄받은 일터, 소명의 장에서 성령충만하게 사는 일은 환희와 기쁨을 주는 성령의 임재를 경험하는 것이기도 하고, 하기 싫고 귀찮은 일을 하면서도 이 일조차 사역으로 여기며 행하는 것이다. 분명 피곤한 일이고, 때론 지치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진정한 보스가 말씀하신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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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업과 소명, 그리고 미션얼 라이프(Life as Mission)_ 

<직장에서의 미션얼 라이프와 인내>

지난 4월 거제 함께하는 교회 황석용 목사님의 초청으로 "직업과 소명"이라는 강의를 하고 난 이후 한 학기 내내 나의 주된 관심은 일터의 영성이었다. 직업과 소명, 일터에서의 영성, 일터에서 보냄받는 삶을 사는 것, 일터에서의 미션얼 리더십 등등에 대하여 읽고 생각하고 나누고 있다. 이번 동서울 IVF 학사회 "일상축제" 세미나 이후 이런 생각들을 좀 더 정리해야 할 필요를 느낀다. 직장생활과 영성에 대한 각론을 생각나는데로, 거의 아이디어 수준으로 옮겨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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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생활을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은 사람들은 이내 어려움을 호소하곤 한다. 인간관계나 직장 문화 등에 의한 어려움도 있지만 업무 자체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많다고 한다. 다름 아니라 업무 파악이 안된 상태에서 일을 배우며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데 실수가 잦고 가르치는 선배들에게 이로 인해 지적을 당하거나 심하면 인격적인 모독을 당하기도 하는 것이다.

직장생활을 하나의 소명으로 여기며 적극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신입사원 시기나 해당 직업에 처음 종사하기 시작한 때에는 하나같이 마음만큼 쉽게 적응하지 못하고 업무능력이 향상되지 않는 자신에게 실망하기 쉽다. 그래서 입사 1-2년 사이에 전직하는 비율이 높다고 한다. 직장생활 안에서 미션얼 라이프를 살고자 마음먹은 사람일수록 이런 실망감이 높을 수 있다.

하지만 입사 초기나 새로운 일을 처음 시작하고 최소 2-5년 정도는 그러한 실망스러운 상황이 매우 자연스러울 수 있으며, 누구가 이 시기를 거쳐서 숙련된 업무능력을 보이고 탁월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이 시기에는 '인내'의 영성이 필요하다.
폴 스티븐스는 일터에서의 인내를 "의미와 희망을 갖고 당신의 자리를 계속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라고 정의한다.1) 일을 배우고 직장의 전반적인 문화를 익히며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관계를 돈독하게 해 나가는 시간이 필요함을 인정하며 의미와 희망을 가지고 자신의 자리를 지켜가는 일이 필요하다. 일터의 성격마다 다르겠지만 빠르면 1년, 최소한 2년 이상은 해당 되는 직업과 직장의 업무를 파악하고 동료들과의 업무 분장을 명확히 이해하며 직장의 가치와 문화를 익히는데 온전히 들어가야 하는 시간이다. 이 시기에 소위 드러나 보이고 의미도 있어 보이는 일이 아니라 허드렛일을 하거나, 반복적인 업무에 주로 종사하게 될 수 있다. 이 시기에 포기하고 다른 길을 모색할 수도 있지만 일단 최소한 1년 이상은 인내하며 차근차근 배워갈 필요도 있다. 인내로 직장에서 버티는 일이 이 시기에는 필요하다.

그리고 이런 시기에 소명으로 직장을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거룩한 상상력을 잃지 않도록 깨어 있어야 한다. 그저 소림사 입문생으로서 일년내내 물만 길러 나르고 정작 무술은 더디 배우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도 지금 주어진 일을 인내로 해내야 한다. 보냄받은 일터에서 보다 사명에 합당하게 살 수 있는 모습은 어떤 것이고, 이 직장은 어떤 곳이어야 할지를 그리며 일해야 한다.그리고 잘 배워야 한다. 바로 이러한 인내의 삶이 보냄받은 삶, 소명의 삶, 미션얼 라이프이다. 

미주
1) 폴 스티븐스/앨빈 웅, 일삶구원, IVP, 2011, 15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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