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영성, 보냄 받은 공동체 이야기

#일상기도 _ 일하는 사람들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한 기도

 

일하시는 하나님,

우리에게 창조의 능력과 정신을 허락해 주셔서 

당신과 함께 일하며 창조 세계를 일구어 갈 수 있게 하여 주셔서 

감사합니다.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된 인간이기에

우리 자신과 우리 이웃들은 그 자체로 존엄하고

가치로운 존재인 것을 고백합니다.

또한 당신과 함께 일하고 행하며

세상을 조성해 가는 것을 통하여 충만한 기쁨을 누리고

세상 속에 우리를 보내신 당신의 뜻을 이행하고

당신께서 사랑하라 하신 이웃들을 섬길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일하는 사람들을 둘러싼 모순적인 상황들과

갑갑한 현실들을 바라보면서 기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하나님, 노동자들을 그저 하나의 자원이나 비용처럼 여기며

한 인간으로, 생명을 가진 사람으로 인정하지 않는 듯한 현실을 봅니다. 

일하는 이들이 존중받기보다는 대체 가능한 부품처럼 소모되고 

일터에서의 의사 결정과 이익 공유에서 소외되는 경우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일해도

자신과 가족의 생계를 부양하고 미래를 설계하기 어려운 현실, 

열악한 작업 환경과 차별적인 직장 문화 속에서

힘겨운 현실을 그저 견뎌야 하는 이가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똑같이 일하고도 같은 대우를 받지 못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 

고용 불안에 잠 못 이루는 이들,

고용과 임금과 승진에서 차별받는 여성 노동자들,

사회적인 보호를 받지 못하고 오히려 이용당하기 일쑤인 

청소년 노동자들의 탄식과 눈물이 이 땅 가운데 넘쳐납니다.

 

하나님, 참으로 당신이 뜻하신 바대로

일하는 이들이 존중받을 수 있도록 이 땅의 일터들을 회복시켜 주소서. 

일하는 이들이 더불어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여전히 강고하고 불의한 구조와 탐욕스러운 이익 추구의 체제를 

당신의 정의로 변화시켜 주소서.

 

일하는 이들을 존중하는 기업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노동 문제를 고민하고 생각하며 정책화하는 이들이

꾸준히 노력하며 운동하고 있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이런 기업이 더 많이 생겨나도록 이끌어 주시고,

노동자의 인권과 복지를 위해 애쓰는 정치인들과 시민들에게 

힘을 더하여 주소서.

그리고 하나님, 일하고 싶으나 일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청년과 해직자, 구직자와 함께해 주시옵소서.

 

오늘도 일하는 존재로 일상을 살아갑니다.

온 세계의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삶을 누리는 가운데 

일터에서 창조의 동역자로

당신의 나라를 일구어 가는 꿈을 꾸며 기도합니다. 

창조주 하나님, 영광 받아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정한신, <일상기도 : 두 번째 기도>, 죠이북스, 2019, 271-273면.

 

 

Posted by 푸른메아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