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영성, 보냄 받은 공동체 이야기

'일상영성과 사물 묵상(일상과 문화)'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3.09.11 설거지와 일상생활의 영성
  2. 2013.08.30 안경과 일상생활의 영성
  3. 2013.08.16 에어컨, 편리함을 유보하는 영성
  4. 2013.08.16 네비게이션과 일상생활의 영성

#미디어1391 _ 

#일상과문화 / 일상영성과 사물 묵상 / #설거지

<설거지와 일상생활의 영성>

정한신(일상생활사역연구소 기획연구위원)

1. 설거지와 살림의 재발견, 일상영성의 시작 

설거지는 우리가 매일하게 되는 가장 일상적인 행위입니다. 하루라도 설거지를 하지 않으면 우리의 삶은 금새 지저분하고도 불편한 환경 가운데 놓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설거지는 기본적으로 식기에서 더러운 음식물을 닦아내는 일입니다. 그래서 고무장갑과 온갖 세제가 구비되어 있지만 사람들은 설거지를 기피합니다. 더러운 것들과 악취를 잠시라도 마주하고 견뎌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것은 우리가 더럽다고 여기는 이것들이 바로 좀 전에 우리가 입으로 가져간 음식물이라는 점입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배설물을 바라보며 더럽다고 느끼는 것도 어쩌면 아이러니한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쨌든 설거지는 더럽고 귀찮은 일이라는 점에서 사람들이 기피합니다. 한편, 설거지는 그것을 한다고 해서 칭찬을 받거나 어떤 업적으로 인정되는 행위가 아닙니다. 그런 측면에서 사람들이 선호하는 활동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누군가는 설거지를 해야 합니다. 그래서 설거지를 위한 순번을 정하기도 하고, 게임을 해서 설거지를 벌칙으로 하게 하기도 하며, 심지어 공동체에서 지각한 사람이 설거지를 하게 하기도 합니다. 전통적으로는 설거지는 주부의 몫이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그런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습니다만 여전히 설거지는 ‘돈이 되는’ 바깥 일에 비하여 그 중요도가 떨어지는 일, 마지 못해서 하는 일이라는 관념이 사람들 가운데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설거지를 가지고 일상생활의 영성을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생각을 전환해야 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설거지는 더럽고, 하찮고, 귀찮은 일이며, 덜 중요한 일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설거지라는 지극히 일상적인 행위가 갖는 가치를 재발견하는 것입니다. 
흔히들 소위 ‘집안일’을 ‘살림’이라고 합니다. 살림은 한 집안을 이루어 살아가는 일, 살아가게 하는 일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살림은 살리는 일을 의미합니다. ‘살림’의 반대는 ‘죽임’입니다. 소위 살림이라고 하는 행위들, 청소와 설거지, 밥 짖기와 빨래하기 등은 그야말로 지극히 일상적인 행위이고 하찮게 보이기까지 하지만 이런 행위들 없이는 우리는 한시도 제대로 살아갈 수가 없습니다. 설거지를 하지 않고 미뤄두면 악취가 나고 벌레가 생기며 식기가 제대로 구비되지 않아 밥을 먹을 수가 없습니다. 설거지라는 행위는 우리가 살아가도록 해 주는 그야말로 ‘살림’의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설거지는 기피해야 할 하찮은 일이 아니라 매우 중요한 가치를 띤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일상적인 행위, 작고 반복적이며 주목받지 못하지만 사람을 살리는 일에 대하여 그 가치를 깨닫고 행하는 것이 일상영성의 시작입니다. 이런 일을 온전히 행하는 것이 영성에 대한 말을 멋지게 하는 것보다 더 진정성 있는 모습일 것입니다. 

2. 설거지와 섬김

이와 같이 설거지는 살림의 행위라는 측면에서 기피할 일이 아니라 오히려 행해야 할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설거지는 그 과정이 어렵고 매일하라고 하면 불편한 그런 일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누군가가 나서서 먼저 설거지를 한다고 했을 때 그 모습을 통하여 다른 사람을 섬기는 면이 있음도 이야기해야 합니다. 사람들이 하기 싫은 일을 감당하는 섬김은 그 자체로 예수 그리스도의 본을 따르는 것입니다.

3. 설거지와 정화, 준비의 영성 

설거지를 하는 과정을 생각해 보면 더러워진 식기에 세제를 묻히고 이를 닦아낸 뒤 깨끗한 물로 헹궈내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우리가 밥을 먹을 때마다, 식기에 무엇인가를 담아내고 사용할 때마다 그 직후에 설거지라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반대로 생각해 보면 식기나 그릇이 제기능에 맞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설거지라는 과정이 먼저 있어서 식기나 그릇이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디모데후서 2:21을 보면 “그러므로 누구든지 이런 것에서 자기를 깨끗하게 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되어 거룩하고 주인의 쓰심에 합당하며 모든 선한 일에 준비함이 되리라”(개역개정)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곧 망령되고 헛된 말, 진리에 대한 그릇된 태도, 불의 등에서 깨끗하게 되면 귀히 쓰는 그릇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인이 쓰시는 그릇들이요, 설거지를 통해 늘 더러운 것들을 닦아내고 깨끗하게 준비되어 있어야 할 것입니다. 물론 우리가 세상 가운데에서 많이 사용되면 될수록 더럽고 닦아내어야 할 것들이 많아지겠지만 성령충만을 구하며 우리 삶의 주인되신 이가 기뻐 쓰시는 그릇이 되기를 갈망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 이것이 세상 속에 보냄받은 이들의 영성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봅니다. 

* <일상과 문화 / 일상영성과 사물묵상>은 부산극동방송에서 매주 금요일 아침 7시-7시5분간 방송되는 <일상과 문화> 코너에서 다룬 이야기를 글로 풀어서 나누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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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1391 _ 

#일상과문화 / 일상영성과 사물 묵상

* 부산극동방송에서 매주 금요일 아침 7시-7시5분간 방송되는 <일상과 문화> 코너. 그 방송 원고를 나눕니다.

<안경과 일상생활의 영성>

정한신(일상생활사역연구소 기획연구위원)

1. 어떤 색안경을 끼고 사는가?

인류의 발명품 중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안경입니다. 안경은 약해진 시력을 보완하여 사물을 명확하게 보게 해 주는 도구로서 많은 사람들에게 생활 자체를 가능하게 하는 필수품입니다. 물론 햇빛을 가려주기 위하여 쓰는 썬글라스나 패션 아이템으로서의 안경은 시력 보완의 기능과는 거리가 먼 안경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안경의 본질적 기능은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돕는 것입니다. 이처럼 안경이 우리의 시각을 보완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눈이 나쁜 사람일수록 안경에 의지하게 되고 제대로 된 안경을 쓰고 있느냐 그렇지 않으냐에 따라 사물을 제대로 볼 수 있느냐가 좌우됩니다. 또한 요즘에는 색깔이 들어가 있는 안경들을 패션 아이템으로 많이 착용하는데, 어떤 색깔의 안경을 쓰느냐에 따라 우리가 보는 사물도 그 색깔로 보게 됩니다. ‘색안경을 끼고 본다’는 말도 바로 이런 의미에서 쓰이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안경은 어떤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이라는 의미로 은유적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색안경을 끼고 본다고 했을 때에는 어떤 사물이나 현상이나 사람을 일정한 고정된 관점, 즉 편견을 가지고 본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생을 살면서 어떤 안경을 끼고 사는가는 매우 중요합니다.

이렇게 ‘안경’을 생각해 보면 쉽게 우리의 ‘관점’과 관련하여 생각이 이어집니다. 안경을 매일 착용하는 일상적인 행위를 하면서 한번쯤 나의 관점, 나의 시각은 어떠한가 돌아보는 것도 지혜로운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먼저 나는 어떤 ‘색안경’을 쓰고 살아가는가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어떤 사람이나 어떤 부류의 사람들에 대하여 부당한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당한 편견은 사람이나 현상에 대하여 진실을 보지 못하게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사람들에 대하여 편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이웃 사랑의 첫 단계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예수께서 하셨듯이 어떤 사회적 편견이나 종교적 편견을 가지고 사람을 대하기보다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한 인간으로 사람을 대하는 훈련을 해 나가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회적으로 편견을 조장하는 표현들이나 분위기(예컨대 ‘종북’이니 ‘빨갱이’이니 하는 원색적인 표현 등)에 동조하지 않는 것도 가장 기본적인 태도일 것입니다. 

2. ‘보는 것’을 넘어서서 ‘정확하게 보는 것’을 추구하는 삶

두 번째로 안경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은 ‘세계관’이라는 본질적인 시각의 문제입니다. 제대로 된 안경을 쓰지 못하면 제대로 보지 못합니다.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현상을 보고 수많은 사실들을 만나며 선택하고 결정하고 입장을 정합니다.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보는 행위’를 반복하는 일상을 삽니다. 하지만 단순히 ‘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제대로 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사물과 사건을 제대로 보고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눈이 바로 분별력이요 지혜입니다. 성경에는 이러한 분별력을 구하며 지혜로 살아간 이들의 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하지만 개별적인 사건들과 사물들을 바라보고 정확히 분별하는 눈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생과 인간과 세계에 대하여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세계관’입니다. 사실 개별적인 사건들에 대한 분별력도 ‘세계관’에서 나옵니다. 세계관은 세계와 역사와 인간에 대한 전체적이고 일관성 있는 관점입니다. 성도들은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세계관을 믿습니다. 창조-타락-구속-회복에 이르는 이 세계관에 따라 세상을 바라봅니다. 어떤 세계관을 갖는가에 따라 인간과 역사에 대한 이해는 완전히 달라지는 것입니다. 성경적 세계관이라는 안경을 제대로 갖춰서 착용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제대로, 정확히 볼 수 있습니다. 

3. 안경은 제2의 눈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쓰던 사람이 안경을 잃어버리거나 해서 안경을 쓸 수 없으면 제대로 생활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안경을 잃어버렸을 때에야 비로소 안경의 소중함을 알게 됩니다. 일상 속에서 안경은 마치 몸의 일부처럼 인식되지 않지만 안경을 쓰고 있기에 우리는 일상을 제대로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세계관이란 그런 것입니다. 평소에는 자신도 모르게 가지고 있는 바로 그 관점이 우리의 일상적 행위를 결정하고 규정합니다. 안경을 잃어버린 사람은 눈을 뜨고 있으나 볼 수 없어 사물을 더듬거립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안경에 온갖 이물질이 끼여서 제대로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안경은 제2의 눈이어서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그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일상을 살아가면서 어떤 관점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매일 매일 돌아보고 점검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제대로 된 안경을 쓰고 있는지, 그 안경을 잘 닦고 관리하고 있는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보는 것이 우리에게 많은 영향을 줍니다. 일례로 우리가 보는 드라마와 광고는 우리에게 행복한 삶이란 더 많이 소유하는 것이라고 가르칩니다. 과연 그러한지 제대로, 정확히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말씀을 통하여, 공동체와의 사귐을 통하여 온전한 세계관을 형성해 가는 일이 우리에게는 이토록 중요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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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동방송 <일상과 문화> 방송자료

 

 

에어컨, 편리함을 유보하는 영성

 

정한신(일상생활사역연구소 기획연구위원)

 

1. 에어컨, 편리함과 그 대가

 

현대 사회에서 여름의 필수품이라면 단연 에어컨이라고 할 수 있다. 도시화가 가속화될 수록 자연풍에 의한 냉방과 여름나기가 어려워지고 에어컨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최근 건축되고 있는 주상복합아파트나 대형빌딩들은 시스템 에어컨을 구비하여 그야말로 에어컨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에어컨이 주는 청량감은 무더운 여름에 그 어떤 것과도 대치할 수 없는 만족을 준다. 하지만 주지하다시피 에어컨에서 얻는 유익만큼 우리는 수많은 대가를 치르고 있다.

작게는 우리의 몸이 더 이상 더위에 싸워 이길 내성을 잃어버렸다. 조금만 기온이 올라가도 에어컨에 의존하게 되는 현대인의 체질은 분명히 자연스러운 것은 아니다. 때로는 지나치게 낮은 에어컨 온도에다가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장시간 사용하게 됨으로써 오는 냉방병이 현대의 신종 질환으로 등장했다. 거시적으로 보면 에어컨은 전기와 화석 연료 등 지구의 에너지를 고갈하게 하는 원인 중의 하나이고,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자연의 순리를 거스른 인간의 이기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2. 에어컨, 환경을 바꾸려는 인간의 노력

 

에어컨은 계절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쾌적한 환경을 누리기 원한 인간이 그 노력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인간에게 부여된 창조의 능력은 단순히 원창조세계에 적응하는 것을 넘어서서 자연의 원리를 터득하고 자신의 욕망을 반영하여 새로운 환경을 창출해 내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인간의 노력은 일면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적절하게만 사용되면 인간의 창조성과 문화적 역량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그 은사와 능력을 사용하여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에어컨 덕분에 여름의 열기로 인하여 고통당하는 사람들, 특히 환자나 노약자들이 여름을 보다 안전하게 지낼 수 있게 되었다. 열기와 습기로 인하여 부식되거나 변형될 수 있는 물건들을 보존하기도 하고 생산의 측면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측면들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노력이 창조세계의 질서에 따르는 범위 내에서 유효하다. 하나님의 창조세계를 거슬러 행하는 인간의 노력은 환경을 파괴하고 결국은 그 환경 가운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고 창조세계 안에서 숨쉬는 만물을 파괴한다. 이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3. 눈 앞의 필요를 채우기보다 즐거움과 편리함을 유보하는 삶

 

에어컨을 사용할 때 우리는 눈 앞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더욱 중요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무시할 때가 많다. 당장의 무더위를 씻어버리기 위해 에어컨을 이용하면서 이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은 덮어버린다. 왜냐하면 이런 문제들은 당장에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정말 필요할 때 에어컨을 이용하는 일은 가능하고 좋은 일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사용이 가져올 결과들을 뻔히 알면서도 그렇게 행하는 일은 어리석고도 무책임한 일이다. 우리는 당장의 즐거움과 편리함을 유보하면서 중요한 것들,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지키는 지혜로운 삶의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조금 불편하더라도 그 불편을 감수하는 삶이 책임 있는 삶이며, 우리 이후의 세대에 대해서도 부끄럽지 않은 삶이다. 이렇게 하는 것이 청지기인 우리에게 지구와 만물을 맡겨주신 주인의 명령에 합당하게 행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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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비게이션과 일상생활의 영성

 

정한신(일상생활사역연구소 기획연구위원)

 

1. 바르게 가기 위해서는 언제나 연결 상태를 유지해야

 

네비게이션은 우리 생활에 많은 도움을 주는 유용한 도구입니다. 네비게이션 때문에 우리의 삶에는 획기적인 변화가 생겼습니다. 잘 모르는 길도 네비게이션을 따라 가면 제대로 찾아갈 수 있습니다. 잘 몰랐던 교통신호 체계나 속도 제한 같은 것도 친절하게 알려주어 안전운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 바로 네비게이션입니다.

네비게이션은 개별 자동차의 GPS 장치와 인공위성간의 연결로 자동차의 현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을 기반으로 합니다. 위성과 신호를 주고 받는 가운데 지도 정보에 입각해서 길을 찾아가는 것입니다. 네비게이션의 이런 원리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영성적인 아이디어를 불러일으킵니다.

인생의 길을 가는 우리로서는 언제나 미지의 길을 가는 셈입니다. 가보지 않은 길을 가는 것, 그것이 매일을 살아가는 일상입니다.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면서 가급적 바른 길을 따라 가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알지 못합니다. 선배들의 삶이나 책의 안내나 과거의 경험들이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오늘 새롭게 가야 할 나의 길은 우리에게 용기와 믿음을 요하는 미지의 길입니다. 이러한 길을 갈 때 우리가 비록 두려워한다 하더라도 제자리에 머물러 있을 수도 없습니다.

잘 모르는 길이라도 우리는 네비게이션을 의지하여 길을 나섭니다. 네비게이션이 바른 길로 인도해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고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네비게이션은 위성과의 끊임없는 연결을 통하여 그 기능을 합니다. 우리는 인생의 길을 갈 때 우리의 인도자이신 하나님을 의지하여 걸어가는 성도들입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우리와 늘 함께하신다고 약속하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굳게 붙들어서 떨어지지 않게 하십니다. 다만, 우리가 그 하나님의 손을 놓고 우리 자신만을 의지할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우리는 길을 잃기 쉽습니다. 우리의 인도자이신 하나님 안에 있을 때, 그와 연결되어 있을 때 우리는 담대하게, 믿음으로 길을 갈 수 있습니다. 예수께서도 아버지께 끊임없이 기도하시며 그 사명을 확인하시고 구체적인 사역을 행하셨습니다. 우리도 예수 안에 있으면서 그에게 접붙임된 채로 열매를 맺어가야 하겠습니다.

 

2. 경고에 귀기울이는 삶

 

네비게이션은 우리가 길을 잘못 들면 경고의 메시지를 발합니다. 속도 제한을 넘어서면 그 경고가 더 뚜렷하게 나타납니다. 때로는 그러한 경고가 귀찮고 우리 자신의 주관이 강해서 그런 경고들을 무시하곤 합니다. 그 결과는 불필요하게 멀리 돌아가는 길로 접어들게 된다든지 속도 위반 카메라에 찍히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주어지는 경고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지혜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말씀을 통하여, 공동체를 통하여 우리에게 주어지는 경고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지혜입니다. 잠언에서는 꾸지람과 훈계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 것을 어리석인 일이라고 합니다(3:11; 5:12; 13:1; 29:15 ). 죄에 대한 명백한 경고를 무시하는 일은 어리석인 일입니다. 우리가 이런 경고를 무시할 때 우리는 자신이 옳다고 믿고 행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로는 자존심 때문에, 때로는 욕망 때문에 우리 마음대로 행하려고 할 때가 있습니다.

네비게이션이 무엇을 보여주고 경고하는지 수시로 확인하고 주의를 기울이는 것처럼 우리 삶에도 경고의 메시지들이 있는지를 잘 분별하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 우리의 일상입니다.

 

3. 용기를 가지고, 믿음으로 나서는 삶

 

일단 네비게이션을 켜고 달릴 때 우리는 이를 신뢰하고 자연스럽게 운전을 합니다. 우리도 우리의 인도자인 하나님을 의지하고 신뢰하는 가운데 우리의 삶을 살아갈 때 용기를 가지고, 믿음으로 나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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