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영성, 보냄 받은 공동체 이야기

#일상기도 _ 아이를 돌보면서 드리는 기도

우리를 자녀 삼아 주신 하나님,
당신의 자비와 사랑에 감사드립니다.
온 우주를 만드신 당신께서 우리를 자녀로 삼으신 것도 놀라운 일이지만,
당신이 우리를 대하실 때 참 부모의 본을 보여 주시는 것을
묵상할 때마다 당신 앞에 겸손히 무릎을 꿇게 됩니다.
하나님, 당신은 우리를 낳으시고 우리에게 생명을 주셨을 뿐만 아니라
우리를 지금껏 돌보아 주시고 양육해 주고 계십니다.
당신은 우리를 지키시고 우리의 성장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계시며
우리를 매일매일 이끌어 주시는 참 부모가 되십니다.

우리의 참 부모가 되시는 하나님,
당신의 자비는 우리가 당신의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마음대로 행동하거나 미성숙하게 행동할 때에도
우리의 처지에서 우리의 수준으로 내려오셔서
우리와 눈높이를 맞춰 주시는 사랑으로 나타나곤 합니다.
우리 이야기를 들어주시고,
표현하지 못하는 세밀한 감정들을 알아주시고
넘어진 우리를 일으켜 안아 주십니다.
하나님, 그래서 우리는 엄마 품에 안긴 아이처럼
그렇게 당신의 사랑 안에서 안전하며 성숙해 감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부모 된 자로서 자녀를 돌보고 키우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 힘겨운 일인지 매일매일 경험합니다.
아이들의 끝없는 필요를 채워 주는 일이 육체적으로 고단한 것도 힘겹지만,
부모로서 부족한 우리가 아이들을 사랑하는 방법을 몰라
아이들 마음에 상처를 입히고
그로 인해 우리 자신도 아파하는 이 일이 더 힘겨운 것 같습니다.
부모 된 우리에게 당신은 아이들을 선물로 맡겨 주셨고,
천하보다 귀한 이 생명을 양육하는 책임을 허락해 주셨습니다.
하나님, 당신과 함께 아이를 길러 가는 이 일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지혜를 주시옵소서.
그리고 참 부모 되시는 당신을 닮아 갈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옵소서.

우리 자신을 주장하고,
우리 자신이 가르치고 싶은 것을 주입하기 전에
먼저 아이들 수준에서, 아이들 처지에서
그 마음들을 듣는 부모가 되게 하여 주소서.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세밀한 감정을 헤아릴 수 있도록
우리 마음의 귀가 열리게 하여 주소서.
넘어진 아이를 일으킬 수 있는 사랑을 주시고,
우리에게 안긴 아이들이 참 안전과 사랑을 경험할 수 있도록
너른 품을 가지게 하여 주소서.
참으로 온전한 사랑으로 사랑할 수 있도록
우리를 온전케 하여 주소서.

하나님,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는 장난감들과,
흩어져 있는 아이들의 옷가지들과,
시끄럽게 돌아다니고 서로 때리고 다투는
아이들의 소란스러운 모습 안에서
하나님 당신의 사랑을 묵상하고
평온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일이 쉽지 않음을 고백합니다.
자꾸만 튀어나오려 하는 큰 소리와
마음의 분노와 자기주장을 잠재워 주시고
우리 안에 평안과 참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허락해 주소서.
그래서 아이들을 돌보는 이 일이
당신의 마음을 배워 가는 배움의 시간이 되고,
또한 예배가 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정한신, <일상기도 : 첫 번째 기도>, 죠이북스, 2019, 111-113면.

Posted by 푸른메아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