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영성, 보냄 받은 공동체 이야기

#일상기도 _ 움츠러들 때 드리는 기도

온 세상을 만드시고 온 세계를 품으시는 전능하신 하나님,
당신의 백성으로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어깨를 잔뜩 움츠리고 하루를 살아갑니다.
어깨를 움츠리는 만큼 우리 마음도 움츠러들기 쉬운 것을 고백합니다.
우리는 다른 이들을 향하여 마음을 열지 못하고
세상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대해서도 애써 외면한 채
움츠린 우리 자신의 문제 안으로 들어가기 쉬운 존재입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거대한 구조의 문제들 앞에서
무력함을 느끼며 움츠러들기 쉽습니다.
나와 우리 가족의 안위만 생각하며
세상 속에 만연한 불의와 모순에 눈감기 쉬움을 고백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우리는 다른 사람의 성취와 능력을 바라보면서 움츠러들기도 합니다.
그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현재를 보며 한숨짓기도 하고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위축되기도 합니다.

돈과 질병과 생활의 염려가 우리를 옥죄고 움츠러들게 하기도 합니다.
사방으로 욱여싼 듯한 위기 상황 속에서 움츠러들기도 하고
해결할 수 없을 것 같은 산적한 일 앞에서 위축되기도 합니다.

하나님 아버지,
움츠리는 순간에도 당신을 바라봅니다.
말씀하신 대로 먼저 당신의 나라와 의를 구합니다.
그렇게 전능하시고 충만히 다스리시는 왕 되신 당신과
그 나라를 생각하다 보니
움츠린 자아를 벗고 당신과 이웃을 사랑하는 삶으로 나아가게 됩니다.
도망 다니며 잔뜩 위축된 다윗이 그 와중에도 아둘람 공동체를 형성하고,
사람들을 돕는 일에 나선 것처럼
그렇게 우리도 어떤 상황에서든 당신을 예배하고
부르심에 합당하게 행하며 사람들을 돕고 섬기며
당신의 나라를 위해 애쓸 수 있도록 이끌어 주소서.
우리 자신의 모습에 함몰되지 않고
아버지 하나님을 바라보게 하여 주소서.
다른 사람의 인생을 끝없이 동경하기보다
우리 자신의 부르심의 자리에서 감사하며 찬양할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세상의 거대한 구조적 문제들 앞에서
체념하지 않고 행할 수 있는 힘을 주시옵소서.
일상 속에서 움츠러들지 않고
하나님 나라를 위해 사는 일상이 되게 하여 주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 정한신, <일상기도 : 두 번째 기도>, 죠이북스, 2019, 26-27면.

Posted by 푸른메아리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