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과 영성, 보냄 받은 공동체 이야기

#시심 QT_ 빌 2:12-18. <하나님의 흠없는 자녀로 세상 속에서 빛을 밝히라>


바울은 갇혀 있고 매여 있는 가운데 멀리 떨어진 빌립보 교회 성도들을 향한 사랑을 담아 권면합니다. 자신의 부재 가운데에서도 빌립보 성도들이 순종으로 행하는 삶을 살 것을 신뢰하면서 또한 이러한 삶을 강조합니다. 


바울은 놀랍게도 하나님께서 성도 안에 거하시며 하나님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성도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신다고 하십니다. 이것이 바로 구원받은 이들이 하나님의 흠없는 자녀로 힘차게 살아가야 할 근거가 된다고 하십니다. 하나님께서 성도의 전인 안에서 거하시며 일하신다는 것, 그리고 성도의 삶을 통해 당신의 기쁘신 뜻을 구현하고자 하신다는 사실은 당연하게 받아들이기에는 너무나도 놀라운 은혜입니다. 그리고 동시에 고개가 끄덕여지는 사실입니다. 왜냐하면 뒤이어 나오는 바울의 권면, 곧 하나님의 흠없는 자녀로 세상 속에서 빛으로 살고, 말씀을 밝히라는 권면을 살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우리 자신의 의지에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께 우리의 전인을 맡길 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성도가 사는 세상은, 그리고 일상은 '어그러지고 거스르는 세대'로 표현되는 그러한 세상입니다. 그 안에서 흠없고 순전하게 살아간다는 것, 빛으로 산다는 것, 하나님의 말씀을 밝히는 것은 얼마나 큰 도전인지요? 그렇게 살 수 없다고 좌절하면서도 다시금 오늘 말씀에 힘입어 소망을 품어 봅니다.


한편, 하나님 안에서 흠없고 순전한 자녀로 산다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하여 바울은 모든 일을 원망과 시비가 없이 '흔쾌히 하는 것'(유진피터슨의 메시지)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일하는 것에 해당하는 것일수도 있고, 전반적인 복음 사역을 감당하는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모든 일상적 일이 하나님 나라를 일구는 사역이라고 보았을 때 그러한 일상적 사역에서도 기쁨으로 행하는 일까지 포함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우리 안에서 일하시는 하나님에 의지하지 않고 일할 때에는 심지어 가장 종교적인 일을 행하고 그로부터 일정한 만족을 얻는다고 하더라도 원망과 시비와 분노가 쌓이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하나님 안에서, 그분을 의지하면서 오늘도 사역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말씀을 밝히는 삶, 세상 속에서 빛으로 사는 삶... 그것이 고매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평범한 성도의 삶일 수 있다는 바울의 권면을 가슴에 새깁니다.

Posted by 푸른메아리1